산행기

현장다큐-지리산에서의 7일(8/4-8/10) (5)

-리얼리- 2013. 8. 11. 19:01

 

 

 

 

 

 

 

 

 

 

 

 

 

 

 

 

 

 

 지리산길에서 만난 언니들~동네친구들이란다.. 자꾸만 만나게 되서 말을 트고 나의 7일간 지리산에 머물기 휴가 프로젝트 이야기를 듣더니 멋지다며 난리~

오늘 아침 천왕봉에서 일출 본 이야기도 자랑질했음..ㅎㅎ

 

 

 

 

 

 

 

 

 

 

 

 

 

 

 

 

 

 

 

 

 

 

 

 

 

 

 

 

 

 

 

내일 새벽같이 일어나 밥먹고 짐정리후 부지런히 남부능선을 타고 쌍계사까지 가려면 어서 씻고 자야할텐데..

세석의 저녁 모습이 너무나 유혹적이라서 맘이 붕붕 뜬다..덕분에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찍고 노래부르고 돌아이 모드~ㅎㅎ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파란 나라를 보았니? 천사들이 사는 나라......

 

 

 

 

 

---------------------------------Day5 (세석 - 삼신봉 - 외삼신봉 - 상불재 - 불일폭포 - 쌍계사)--------------------------------------------------------------

 

 

 

 

어제 먹다 남은 밥과 누룽지를 합쳐서 삶아버렸다. 국 끓이기도 귀찮고 대충 따땃하게 해먹자는 생각에..

글구 이것이 오늘 먹게 될 제대로 된 밥이란 생각에 천천히 씹어먹는다...이후로는 행동식으로 대충 때우며 길게 걸어야 하기에...

 

 

 

 

 

사진이 다 흔들려 버렸네~

 

세석에 양심을 버리고 간 사람들...

이번에 천천히 주능선에 머물면서 이런 저런 사람들을 겪어보니 '나 혼자쯤이야..'이런 대책없는 이기심의 소유자들을 무수히 만났으며

식수장에서 치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소금 빌려드릴테니 사용하세요~"라고 말하고 다니기에 바빴다.

뭔가 이치에 어긋났다고 판단되면 훈계&질책하는 못된 직업병의 흔적을 발견했으며...

땍땍거리는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첫 날엔 이해가 안되었지만 서서히 시간이 흐르자 애처롭기까지 했다.

 

 

 

 

 

동틀 무렵의 세석

 

 

 출발전 화장실을 다녀오고 물도 넉넉하게 채워넣고 새벽 6시 무렵

드디어 남부능선을 훑으러 출발~!

 

 

 

 

 

 

 

 

 

 

 

 

 

 

 

 

 

 

 

 

 

 

 

 

 

 

 

 

 

 

 

 

 

 

 

 

 

지난 5월에 지리산 7암자를 돌면서 길잡이가 되어주었던 고마운 어떤 산악회의 노란 리본~

아니오신듯 다녀가소서~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빛나는 글귀라고 생각한다. 

 

 

 

 

 

 

 

 

 

 

 

내 뒤로 오는 사람도 내 앞으로 오는 사람도 없어서 적막감에 그리 오래 쉴 수가 없다. 그저 걷고 또 걸을 뿐이다.

 

 

 

 

 여기 지나고 나서였나? 산죽을 헤치며 걷는데 밑의 진흙탕길로 사람의 발자국은 하나도 없고 곰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과 배설물이 보였다.

그때부터 내 걸음은 배낭무게와 상관없이 날아가는 속도가 가능함을 알게 해주었다. ㅎㅎ

 

 

 

 

 

 

 

 

 

 

 

 삼신봉~ 보고 싶었다.

사람이 아무도 없고 나 혼자만 감상~ 벌 한 마리만이 윙윙거리며 동무를 해주었다.

 

 

 

 

 

 

 

 

 

 

 

 

 

 

 

 오늘 남부능선을 타면서 사람구경하기는 정말 쉽지 않았다.

삼신봉을 내려오면서  청학동에서 올라오던 부부내외를 만났는데 반가운 마음에 사탕을 선물로 드리고 말문 터졌음..ㅎㅎ

 

 

 

 

 

 반갑다~~~~외삼신봉!!!!!!  추억의 장소잖니? ㅎㅎㅎㅎ

 

 

 

 

 

 

 

 

 

 

 

 여기서 10분간 휴식!!

 미숫가루 한 번 더 타먹고 걷는 내내 청포도 사탕 달고 다니고 앉을만하면 쏘세지나 양갱 먹고 ...

 

 

 

 

외삼신봉을 내려오다가 쌍계사에서 올라오던 청년하나 발견! 또 반가움~ 쌍계사에서 삼신봉 찍고 다시 원점회귀 할거란다.

결국 나처럼 세석에서 쌍계사까지 가는 사람이나 거꾸로 쌍계사에서 세석까지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ㅠ.ㅠ

 

 

 

 

 

 

 

 

 

 

 

 

 

 

 

 

 

 

급경사의 너덜지대를 통과하자 나타나기 시작하는 물줄기...시원~! 손수건도 빨고 얼굴도 씻고~!

 

 

 

 

 

 

불일폭포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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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전에 봤을 때는 가물어서 물줄기도 완전 가늘었는데 며칠 전 비로 수량 완전 풍부~!

 

 

 

 

불일폭포 구경후16km를 불평하지 않고 꿋꿋이 걸어준 내 다리에게 잠깐의 휴식을... 

 

 

 

 

 

 

 

 이 장승들도 여전하구나~

 

 

불일폭포에서 쌍계사까지는 꽤 걸어야 한다.

오전 6시에 세석에서 출발했는데 오후 3시 넘어서 쌍계사에 도착~!

 

 

 

 

 

 

 

 

 

 

 

 

 

 

 

 

 

 

 

 

 

 

 

 쌍계사 옆으로 시원하게 흐르던 계곡

 

 

 

 

 

 

 

템플 스테이 첫날 저녁 '스님과의 차담'시간에 겨우살이 차를 마시며 7-8명의 님들과 혜룡스님과 살아가는 방법이나 느낀 점에 대하여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여자는 나밖에 없었는데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사람들이 처음 만나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산을 굉장히 사랑합니다. 산에서 배우는 것도 참 많은데요, 개인적으로 이름모를 야생화들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따로따로도 모여서도 참 아름다운데, 왜 사람들은 장미만을 추구하는걸까? 라고 생각합니다. 왜 본인들이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는 걸 모르고 코를 높이고, 쌍꺼풀을 만들고 턱을 깎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스스로 이미 아름답다는 걸 깨우치고 자기 비하를 하지말고, 타인을 외모로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그런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하고 박수 받았다.ㅎ 

스님은 내가 말한 것이 불교 교리에 가깝다고 하셨다.

 

 이번 템플스테이에서 알게된 인연들.. 계곡 오감명상 시간에 우리 셋이 모여서 담소를  나눴다.

개념충만 젊은이들~~

왼쪽은 영국에 유학중인 미대생인데 군대문제로 한국 들어와 현재 카추사로서 첫 휴가 9박 10일을 받아 나왔는데 템플스테이 하러 옴

오른쪽은 의대생~

이 친구들 덕분에 의대생의 일상과 몇 년전 드라마 <하얀 거탑>이 거의 사실에 가까운 스토리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카추사의 일상과 '고문관'이란 단어의 뜻도 난생 처음 알게 되었다.

특히 왼쪽 친구는 나랑 일정이 맞아 떨어져서 자주 계곡에서 담소를 나눴는데 영화, 책, 삶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며 진지하고도 성실한 성격임을 드러내었다.

마지막날 새벽 3시 30분 예불에 함께 하기로 해놓고는 내 숙소가 멀고도 어두워서 못갔는데 이 친구는 약속을 지켰다...미안했음~^^;;

이 친구들의 앞날에 건강과 영광이 함께 하기를....

 

 

 

 

 점심 공양 ..맛있었다~

 

 

이번에 템플스테이에 여자 신청자가 나 혼자라서 대따 큰 방을 혼자 배정받았다. 그것도 문 열면 이런 풍경이 보이고 계곡이 시원하게 흐르는 이런 명당에...

문 열면 이런 지리산의 풍경이 보이는 곳에 살기를 얼마나 기원하고 있었는지...